소고기 숙성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기술이 개발됐습니다.
'라디오파'를 활용한 숙성 방법인데, 숙성 기간이 기존의 1/10로 줄고, 숙성 시 고기 표면이 딱딱해져 먹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 육가공 유통업체입니다.
저온창고 한 켠에 일반 냉장고 모양의 라디오파 숙성장치가 시범 설치돼 있습니다.
고기를 숙성시키려면 효소와 온도, 시간 이렇게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농진청이 개발한 라디오파 숙성장치는 이런 상식을 뒤집었습니다.
마이크로파보다 파장이 100배나 긴 라디오파를 이용해 고기 내부를 효소반응이 활발한 20~40도까지 가열시킵니다.
또 장치 내부에 영하의 냉풍을 공급해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고 고기 표면이 빠르게 건조되도록 합니다.
이 기술로 기존 2주에서 4주 정도 걸리던 숙성기간이 48시간으로 확 줄었습니다.
[최훈 / 육가공 유통업체 대표 : 30일에서 40일 심지어 60일까지 가야지 이런 치즈 향의 고유한 풍미가 가능한데 라디오파 기술을 적용했을 때 하루 만에 이게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바뀌게 됐습니다.]
라디오파 숙성장치를 사용했더니 고기 육질은 생고기 대비 25% 부드러워지고,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은 1.5배나 많아졌습니다.
특히 건식숙성과 비교해 수율 손실이 15~20%나 적었고, 고기 표면이 얇게 건조돼 버려지는 부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미선 / 경기도 수원시 장안동 : 이틀 만에 숙성을 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풍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MRI에 사용되는 주파수와 비슷한 라디오파는 차폐된 숙성장치 내부에서 사용되는 만큼 인체에 해가 없습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 개발로 소고기 건식숙성 산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진세 연구사 /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 단시간에 숙성을 하다 보니까 수율도 높게 유지할 수 있으며 빠르게 제품화할 수가 있기 때문에 유통을 하는 데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농진청은 가전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조만간 가정용 라디오파 숙성장치를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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