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협회장 '기습키스' 파문 확산…국제스포츠계 "연대·지지"
[앵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이른바 '강제 입맞춤' 사건을 둘러싼 파장이 국제 스포츠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들을 격려하는 시상식에서 벌어진 일인데, 스페인 국적의 '차세대 테니스 황제' 알카라스 선수까지 나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여자 월드컵.
그러나 스페인의 역사적인 승리는 시상식에서 벌어진 자국 축구협회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빛이 바랬습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한 건데, 파장은 시간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행동이 "동의를 얻은 것"이었다는 반박 내용이 오히려 기름을 부었습니다.
에르모소를 포함한 여자축구 선수 80여 명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스페인 정부도 "용납할 수 없다"며 엄정 대응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축구에서, 그동안 일궈온 성취들을 더럽히는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스페인 정부가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직무를 정지시킨 데 이어 검찰도 성범죄 혐의 예비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는 에르모소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축구클럽들이 최근 경기에 앞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었고, 스페인 국적의 차세대 테니스 황제 알카라스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면, 고위 공무원이 해서는 안 되는 그런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친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지만, 이번 사건이 스페인 사회 전반의 성차별 문제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어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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