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전운 가득한 8월 국회…먹구름 낀 정기국회

연합뉴스TV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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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전운 가득한 8월 국회…먹구름 낀 정기국회

[앵커]

2주 간의 짧은 휴지기를 거친 국회는 지난 16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시작하며 다시 본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시작하기 무섭게 현안마다 건건이 충돌하며 대치하고 있는데요.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 벌써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임혜준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달 '폭염'과 함께 가장 많이 구설에 올랐던 건, 지난 11일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였을 겁니다.

정치권은 대회가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책임 공방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여당은 이전 정부가 대회 유치 결정 이후 도대체 무엇을 해왔느냐 따졌고, 야당은 현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곧장 반박했습니다.

신경전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여야 뜻대로 이전 정부, 현 정부 탓을 하기 위해선 각각 따져 물을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북적여야 할 회의장은 어쩐지 좀 한산합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출석해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에 야당이 반대하자, 기존 참석하기로 했던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까지 불참하면서, 대답하는 이 하나 없는 질의장이 돼버렸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결국은 윤석열 정부에게 잼버리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그런 의도 아니겠습니까?"

"행안부장관과 관련 기관마저 불참하여 정상적인 상임위 진행이 어렵게 됐습니다. 책임을 덮어씌우며 국민을 고통에 내몬 정권의 실책은 가리려는 여당의 행태에 참으로 답답함, 참담함을 느낍니다."

결국 굵직한 현안은 단 한건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회의는 30분도 안돼 파행을 맞았습니다.

앞서 여야가 시급하다며 함께 처리하기로 약속했던 수해 관련 법안들도 덩달아 또다시 발이 묶였습니다.

같은 시각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해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규명을 위해 열린 회의는, 시작부터 반쪽이었습니다.

"위원회 의사일정은 국회법 49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서 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회의는 의사일정에 대해 간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합의되지 않은 야당의 일방적인 회의 소집이었다며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불참했고,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국회 의무를 저버렸다며 질타했습니다.

"소집하지 말아야 될 이유가 특별하게 있는 것인지. 국민의힘이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하지 못하는 이유가 대통령 눈치보기냐 이런 힐난에 대해서 책임있는 답변을 주셔야 된다."

여야는 지난 18일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장에서 더욱 격하게 맞붙었습니다.

야당은 아들 학폭 무마 의혹과 방송 장악 의혹을 고리로 이 후보자를 공격했지만, 여당은 이 후보자가 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엄호했습니다.

여야 간 힘겨루기 속에 각종 쟁점을 둘러싼 공방전이 격화하면서 민주당은 '1특검 4국조' 추진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고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해선 특검을 추진하고, 양평 고속도로, 오송 참사, 방송 장악, 잼버리 파행 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실시해 각각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5대 사건에 대한 '1특검 4국조'를 조속하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표류하는 국정을 바로 잡고, 정부여당이 더 이상 국민을 무시하고 퇴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모든 것이 정치 공세이자,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고 비판합니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점이 조금씩 가시화되는 분위기에서, 민감한 현안들을 키워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마치 마트에서 인기없는 과자를 세트로 묶음 판매하듯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근의 정쟁을 모아서 '1특검 4국조'라는 정략적 이벤트를 기획한 것입니다."

자칫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날까, 여야 모두 물러설 낌새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얼마 남지 않은 8월 국회는 전운이 가득합니다.

거대 야당은 방송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들에 대해 이달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고 있고, 여당은 끝장 토론인 필리버스터에 나서겠다며 야당 강행을 필사 저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벌써 네 번째 검찰 소환에 응한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체포동의안 정국 역시, 남아있는 뇌관입니다.

열흘 뒤면 정기국회 100일 간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그간 국정운영이 어땠나 평가하고 꼭 필요한 법안들도 통과시킬 올해 마지막 회기이자 기회인 셈인데요.

머리 맞대도 부족한 시간에 지금 국회에선 '협치'의 분위기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비단 올해 만의 모습이 아니어서 씁쓸함은 더합니다.

싸움에 지지 않기 위한 용기 만큼이나, '자제'하는 용기도 필요한 때가 아닐지, 고민해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PD 김선호
AD 이영은
송고 임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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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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