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하면 생각나는 제철 과일 가운데 하나는 바로 수박입니다.
요즘 같은 폭염 속에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남극에서 수박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영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남극 동부 해발 3,488미터 지점에 위치한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
관측 아래 가장 낮은 기온인 영하 89도를 기록한 극지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춥다는 이곳에서 놀랍게도 수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과학자들이 지난 4월, 기지 한 켠 작은 온실에 씨앗을 심었는데 100여 일 만에 수박 8개가 탐스럽게 익었습니다.
지름 13cm에 무게 1kg 정도 되는 작은 크기이지만 맛은 여느 수박과 다르지 않게 달콤합니다.
[안드레이 테플리야코프 /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 지구물리학자 : 매일 우리 모두가 수박을 들여다보고 큰 관심을 가지고 성장을 관찰했습니다. 맛과 냄새는 아스트라한에서 온 수박과 꼭 같습니다. 모두가 많이 좋아했어요.]
러시아 연구진들은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 두 개를 골랐고,
흙을 대신할 토양 대체 기술과 특수 조명, 인공 수분을 활용해 수박을 길러냈습니다.
남극에서 수박 재배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두 해 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도 밀폐형 컨테이너에서 수박을 수확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우리 연구진은 애호박과 고추, 상추 같은 잎채소도 함께 길러냈습니다.
생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남극의 하얀 사막에서 녹색 식물을 기르는 건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윤의중 / 남극 세종과학기지 대장 (2021년 09월) : 식물 온실이 설치된 후로 대원들이 틈틈이 푸른색의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보며 힐링하고 또한 과일들을 먹을 수 있는 것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남극과 같은 극지에서의 다양한 농산물 재배 실험이 향후 기후 위기가 심화하면 닥쳐올 식량난 해결에도 도움을 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YTN 최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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