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의 대북송금에 관여한 의혹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변호인 해임 문제를 놓고 법정 안에서 부인과 다툼을 벌이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부인이 제출한 변호인 해임 신청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던 남편이 검찰에 회유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41번째 공판.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대북송금과 관련해 보고했는지를 놓고 최근 입장을 번복, 재번복한 뒤라, 이 전 부지사의 입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였습니다.

대북송금의 핵심 당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증인 신문까지 이뤄질 예정이었는데,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변호인 해임 여부를 두고 이 전 부지사 부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변호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남편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혐의를 변호인이 비공개 재판에서 일부 인정하고 있다며, 해임 신청서를 냈습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아내가 오해하고 있다면서 해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던 부인은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이 대표에게 쌍방울 그룹의 방북 비용 대납 보고를 한 적 없다던 남편이 검찰에 유화적인 변호인 탓에 회유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남편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가족으로서 더는 변호를 도울 수 없다는 격한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묵묵히 듣기만 하면서도 변호인 해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만큼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피고인과 아내가 법정에서 보기 드문 다툼을 벌인 뒤 검찰은 외부 세력에 의해 재판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절차 진행에 신경 써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어, 옥중편지로 진술을 뒤집은 이유는 살펴봐야겠지만,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이 방북 비용을 내준다는 보고와 관련해 검찰에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인정했음을 시사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누구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시작된 건지 증거를 통해 규명하겠다는 방... (중략)

YTN 우종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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