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 투자' 방식으로 수백억 원대 전세 사기를 친 세 모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전세 사기의 시작을 알린 사건이었습니다.

분양업자와 조직적으로 공모해 전세금을 비싸게 받은 뒤 보증금을 떼먹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기소된 혐의를 모두 합하면 이들에게 피해를 본 세입자는 350여 명, 피해 액수는 795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20∼30대나 사회 초년생 그리고 신혼부부였습니다.

[황병주 / 대검 형사부장 (지난해 7월) : 빌라 등을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어 피해자가 주로 서민과 2030 청년인 경우가 많고 사실상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과 삶의 터전인 주거지를 잃게 돼서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제 세 모녀 가운데 모친 김 씨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징역 10년이 선고됐습니다.

검찰 구형량과도 같았습니다.

재판부는 전세 사기가 피해자 삶의 밑천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범행이라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습니다.

피고인석에 있던 김 씨 역시 재판부 선고 결과를 들었는데요.

선고 직후 김 씨는 졸도해 쓰러졌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서 나갔습니다.

이 외에도 수도권 일대에서 '깡통 전세' 계약으로 3천4백 채를 사들여 이른바 '빌라의 신'이라 불렸던 일당의 주범에게는 최근 징역 8년이 선고됐고,

'강서구 빌라왕' 이 모 씨도 지난주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세 사기 일당에 대한 법적 단죄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공형진 / '세 모녀 사건' 피해자 측 변호사 : 전문적인 갭 투자 사기에 대해 법원에서 검사의 구형이 10년인 점을 고려해 10년을 꽉 채워서 판결을 내렸는데 앞으로 엄벌하겠다는 일벌백계 취지에서 판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는 보증금을 떼먹은 '나쁜 집주인'들의 이름이 공개됩니다.

임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등록이 말소된 임대사업자 명단이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되는 겁니다.

또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하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거부하거나 말소할 수도 있게 되는데요.

뒤늦게나마 마련되고 있는 각종 개선책이 전세 사기 추가 피해를 막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강희경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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