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IMF 절망의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이 장면, 골프 여왕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으로 US여자오픈을 제패한지 올해로 딱 25년 됐습니다.
미국 LPGA투어가 오늘 대회 개막을 앞두고 박세리의 역사적 우승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정윤철 기자입니다.
[기자]
[박세리 / 전 프로골퍼]
"딱 이 생각밖에 없었어. 이게 이렇게 끝나는 건가? 진짜 이렇게 끝나는 건가?"
25년전 전국민에게 기쁨을 준 박세리도 당시 상황은 절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못 경사면에 걸린 공을 보고는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박세리 / 전 프로골퍼]
"신기하게도 공이 정말 그날따라 유독 더 하얗게 보였어요. 그냥 해봐야겠다. 쳐야겠다 생각을 했던 거죠."
까맣게 탄 종아리와 대비되는 하얀 맨발.
박세리는 다시 봐도 감동적인 바로 그 샷으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이를 발판 삼아 박세리는 재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세리 / 전 프로골퍼]
"그게(맨발 샷) 최고의 나의 샷이었던 거예요. 인생. 인생샷이라고 해야 되나."
미국 LPGA투어는 박세리의 우승 25주년을 맞아 그 당시를 재조명했습니다.
'더 샷'이란 상징적 이름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겁니다.
경제위기에 빠져 있던 한국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 박세리는, LPGA투어엔 또 다른 희망이 됐습니다.
[마이크 완 / 미국골프협회 최고경영자]
"매일 약 190개의 나라가 LPGA를 시청합니다. 박세리가 신발과 양말 없이 그 유명한 샷을 쳤을 땐 매주 10개 정도의 나라가 LPGA를 보고 있었죠. 박세리는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었죠."
박세리를 시작으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골프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후원사들이 LPGA로 몰려든 겁니다.
US여자오픈은 특히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습니다.
박세리를 포함해 11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유소연 / 2011년 대회 우승]
"신선한 충격이었거든요. 시그니처 샷이 되게 희망을 주는 샷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고진영 / 프로골퍼]
"(한국 선수들이) LPGA투어에 많이 발을 들일 수 있게 길을 터준 거죠, (세리) 언니가."
오늘 저녁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는 세계 1위 고진영을 비롯해 한국의 '세리 키즈' 22명이 출전합니다.
채널A 뉴스 정윤철입니다.
영상편집 : 천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