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늦은 밤 홀로 귀가하는 여성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돕는 여성안심 귀갓길, 전국에 3천여 곳이 있습니다.
이름같은 길이면 참 좋겠지만,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장호림 기자가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기자]
골목 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이란 표시가 있습니다.
서울 353곳을 비롯해 전국에 3천 곳 넘게 지정된 여성안심귀갓길로 비상벨, CCTV, 보안등 등 8개 방범 시설물이 설치돼 있습니다.
실태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안심귀갓길.
모퉁이에노란색 비상벨이 보이는데 정작 누르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형 폐기물과 손수레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승민 / 서울 마포구]
"묻지 마 폭행을 목격한 적도 있어서 동네가 보안 적으로 필요가 있는 곳…(그런데) 비상벨 앞에 쓰레기나 폐기물 그런 것들이 항상 쌓여 있는 편이에요."
안심귀갓길이라지만 컴컴하고 인적이 드물어 괜히 예민해지기만 합니다.
[배은비 / 서울 마포구]
"(여성안심귀갓길) 인지를 못 했던 것 같아요. 여성안심귀갓길이라고 해서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어요."
바닥에 안심귀갓길 표시가 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비상벨이 보이지 않습니다.
에어컨 실외기가 전봇대에 설치된 비상벨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보안등이 설치돼 있지만 정작 가로수가 빛을 가려 장막처럼 캄캄합니다.
주차된 차가 여성안심귀갓길 표시나 비상벨을 가리거나 112 신고 위치 상황판이 어두워 안 보이기도 합니다.
재개발로 건물 철거가 진행되는 곳.
하루 종일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는데도,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돼 있습니다.
[김모 씨 / 서울 서대문구]
"여성안심귀갓길이 마련이 되어 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안전한 큰길로 돌아서 가는 게 안전한 것 같아요."
여성안심귀갓길 설치 주체는 경찰.
단순히 안심귀갓길 숫자만 늘리기보단 관리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장호림입니다.
영상취재: 조세권
영상편집: 형새봄
장호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