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대치동 학원가 설치된 가건물, 이게 뭘까요?
강남구청이 수억 원을 들여 학생들 스트레스 풀라고 만든 해방구라는데요.
정말 그럴까요?
속은 다 들여다보이고 이용하기도 불편해서 찾는 학생들이 거의 없습니다.
예산 낭비의 현장,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생들이 학원을 향하고 있는 대치동입니다.
인도 위에 있는 부스 눈에 띄죠.
강남구가 학생들을 위해 설치했는데 계속 비어있기만 합니다.
현장에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학생들이 바삐 오가는 대치동 학원가.
집 모양 가건물들이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로 되어있고, 바닥엔 청소년 힐링공간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강남구가 지난 4월 설치한 이른바 '스트레스 프리존'.
학원가 정비 사업이라며 다른 휴식 시설과 함께 6억 8천만 원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5제곱미터 남짓한 부스 5개에 테이블이나 운동기구 데시벨 측정기가 놓여있습니다.
잠시 운동도 하고, 스트레스를 풀 겸 소리를 지르라는 겁니다.
정작 학생들 반응은 싸늘합니다.
[김건휘 / 고등학교 2학년]
"왜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고 쓰는 사람도 잘 못 봤고 이걸 쓸까 싶네요. 사람들 시선도 다 보이고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더 쌓일 것 같은…."
[정진우 / 고등학교 2학년]
"이런 것보다 그냥 노래방 하고 PC방 같은 데서 더 스트레스 해소를 잘 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 하교 시간부터 가장 유동인구가 많을 4시간 동안 지켜봤는데요.
에어컨도 계속 나오는데, 갖춰둔 시설이 무색하게 단 한 명도 부스를 찾지 않았습니다.
[김지유 / 중학생 2학년]
"일단 스크리밍존은 방음이 좀 잘 안 되고요."
[김휘서 / 고등학생 1학년]
"바깥으로 너무 잘 보여요. 사용할 때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어서…."
체험하고 싶어도 즉석에선 안 됩니다.
구청에 가서 출입 스티커를 직접 받아오거나 현장에서 공무원을 기다렸다 받아야 합니다.
[변진민 / 고등학교 1학년]
"빨리 가야 하는데 굳이 신청 절차까지 있는 걸 쳐다보게 되진 않는 것 같아요."
주민들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강남구민]
"아무도 없는데 왜 에어컨을 틀어놔. 애들이 이것을 이용을 한다면 모르는데 이용도 안 하고 이게 뭔 짓이야?"
[오정훈 / 강남구민]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 해 준다는 건 고마운 일인데 더 실용적이고 좀 형식적인 거 아닌, 진짜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강남구청은 이제서야 보완 방법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학생들이 정말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QR 스티커(출입증)를 발급하는 건데 운영 방법을 수정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재정자립도 전국 2위 강남구이기에 가능한 7억짜리 아이들의 해방구.
오다가다 밖에서 구경만 하는 보여주기용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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