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화문 한복판에서 이렇게 민노총 노숙 시위가 이어지고 있을 때, 경복궁 주변에선 시끄러운 음악과 레이저 조명이 번쩍댔습니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한 뒤 근처 건물을 통째로 빌려 뒤풀이 파티를 연 겁니다.
주민들의 소음신고가 빗발쳤습니다.
송진섭 기자입니다.
[기자]
아름드리 기둥을 따라 난 회랑이 런웨이로 변신했습니다.
형형색색의 옷을 두른 모델들이 그 위를 거닙니다.
객석의 관객들은 휴대전화로 연신 모델의 모습을 담습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패션쇼를 연 경복궁 근정전 앞은 반짝이는 조명으로 빛의 바다로 변했습니다.
문제는 패션쇼가 끝난 뒤 시작됐습니다.
경복궁 근처 건물을 빌려 초청 연예인과 행사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뒤풀이 행사를 열었는데 강한 조명과 음악이 건물 밖까지 흘러 나온 겁니다.
늦은 밤까지 눈 부신 레이저 조명과 클럽 음악이 끊이질 않자 주민들이 폭발했습니다.
근처 호텔 투숙객도 파티장에서 울려 퍼지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자정이 넘도록 잠들지 못했습니다.
[이은희 / 경기 용인시]
"피곤해서 이제 일찍 잠을 자려고 했거든요. 저희 어머니도 연로하시고 해서요. 그런데 호텔에 입실하고 나서 12시 이상까지 시끄러웠고요."
이날 경찰에 접수된 소음 신고만 모두 52건, 결국 경찰이 출동해 행사 책임자에게 두 차례에 걸쳐 과태료 부과를 통고했지만 파티는 계속됐고 0시 30분을 넘겨서야 끝이 났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구찌코리아 측은 "주민들의 불편함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패션쇼를 통해 우리 고궁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지만, 시민들에 대한 배려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변은민
송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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