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묶어서 파는 캔맥주에만 생긴 변화,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조금씩 맥주 양이 줄었습니다.
겉으론 가격을 안 올렸다지만, 사실상 올린 셈이죠.
정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일부 묶음판매 상품에 대해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였습니다.
카스 6캔과 8캔들이 375ml 제품을 370ml로 줄인 겁니다.
2위인 하이트진로는 테라 400ml 제품을 단종시키고 365ml짜리를 내놓았는데, 출고가는 소폭 줄긴 했지만 유통업체에서 파는
단위당 판매가격으로 치면 올랐습니다.
한 대형마트 기준 테라 6캔들이 판매가는 기존 400ml 제품보다 천 원 정도 저렴하지만 100ml당으로는 30.18원에서 30.25원으로
오른 겁니다.
앞서 두 업체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주세가 올라 가격이 인상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자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건드리지 않는 대신 용량을 줄여 우회적으로 값을 올린 겁니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병맥주나 낱개 제품이 아닌 판매 비중이 낮은 묶음 제품만 용량을 바꿔서 소비자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용량을 조금씩 조정하는 건 수시로 있어왔다고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맥주 원재료인 보리 가격과 공병 등 부자재 가격이 계속 뛰고 있어 언젠가 맥주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소비자 A씨]
"저 원래 맥주 안 좋아하는데 (가격) 오르면 못 먹죠. 그냥 차라리 위스키를… (먹을 것 같아요.)"
[소비자 B씨]
"(맥주) 먹는 사람은 (가격이) 비싸죠. 올린다 하니까. 식당에서는 뭐 천 원 더 올린다 그러고."
퇴근길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는데 소소한 행복을 위한 부담마저 커질까봐 걱정입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이호영
영상편집 : 박혜린
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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