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불장난하면 타 죽어"…주한중국대사 초치에도 항의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한 데 대해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중간 거친 외교 설전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베이징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 외교수장이 오늘 또 강경 메시지를 내놓았죠?
[기자]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오늘(21일) 오전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한 말인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누구든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겨냥한 행동을 취하면 우리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 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불에 타게 될 것입니다."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 발언의 취지를 거론했고, 어제 한중 외교당국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친 부장은 최근 '중국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도전한다'거나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한다'는 등의 괴담을 자주 듣는다고도 말했는데요.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상식과 역사 정의에 어긋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불장난'은 앞서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썼던 표현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앵커]
중국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라고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과 관련 언급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어제(20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발언 대해 우리 정부가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 외교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는 표현인 '엄중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말참견 말라'는 말은 지난 2월 말 박진 외교부장관이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을 때도 사용했는데, 국가 정상을 상대로 사용한 것은 더욱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오는 2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만 관련 논의에 앞서 견제구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매체들도 높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불평등한 한미동맹 탓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실용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아부하기 위한 충성의 표시로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을 결집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국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으로서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대중국 디커플링에 동참할지 여부도 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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