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아홉 달 된 아동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에게 1심에서 징역 19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 위에 올라타 짓눌러 숨지게 한 원장의 행동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잠자리에서 벗어나 기어 나오는 아이를 들어서 다시 눕힙니다.

이불을 덮고 베개까지 위에 올려놓은 뒤 아이가 계속 뒤척이자 갑자기 그 위로 올라탑니다.

10분 넘게 짓누른 끝에 아이가 움직이지 않자 태연하게 옆에 누워 휴대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 어린이집 원장 김 모 씨는 아홉 달 된 천동민 군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실수로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김 씨가 자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해 징역 19년을 선고했습니다.

아동학대살해 혐의가 아닌 실수로 숨지게 했다는 학대치사 혐의를 인정한 겁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숨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한 김 씨가 경찰에 신고한 뒤 아동에게 심폐소생술을 한 만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자신이 편하려고 피해 아동을 억지로 재우려다가 숨지게 해 부모에게 평생 아물 수 없는 상처를 준 만큼 엄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10분 넘게 짓누르면 어른도 숨질 수 있는데도, 원장의 행동을 그저 실수였다고 본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천안동 / 고 천동민 군 아버지 : 올라가서 14분 동안 누르면, 어른인 사람도 죽고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 사람은 살인했는데 (징역) 19년밖에 안 됐어요.]

검찰은 1심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email protected])
촬영기자 : 권혁용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우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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