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죠.
초봉 5~6천만원인 일자리를 세습하는 노사 협약.
여기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기아자동차와 민노총 금속노조에 대해 첫 사법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서주희 기자입니다.
[기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기아와 민노총 금속노조가 맺은 단체협약 26조 1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정년 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고용 세습 협약입니다.
[황효정 /고용부 노사관계법제과장]
"우선 특별 채용 조항은 헌법상의 평등권과 취업기회의 균등한 보장을 규정하고 있는 고용정책기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시정명령에도 두 달간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기아와 금속노조 위원장 등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이른바 고용 세습과 관련해 정부가 사법 처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아의 입사 초봉은 5천~6천만 원 수준으로 최근 2년 연속 생산직 채용 경쟁률이 500대 1을 넘을 정도로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선호도가 높은 직장입니다.
[한정선 / 경기 고양시]
"아예 학벌이나 성별 이런거 다 가리고 블라인드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데…(고용 세습은) 불공정하지 않나…"
[김유완 / 대구 수성구]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고용자의 아들이라고 채용하는 것은 불공정이나 특혜가 아닌가…"
기아와 노조 측은 이미 '사문화' 된 조항으로 실제로 취업한 사례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노총 금속노조 측도 "지난 1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관련 조항에 대한 수정 방침을 정했다"면서도 "단체협약 수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시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법정최고형은 벌금 5백만 원입니다.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정부는 징역형 등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래범
영상편집 : 이혜리
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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