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500일동안 혼자 사는 생활 상상해보면 어떠십니까.
실제 스페인의 한 여성 산악인이 해냈는데요.
극한의 고립 환경에서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관찰했다고 합니다.
김태욱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기자]
선글라스를 쓴 사람이 동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현장음]
"(환호 박수)"
웃으며 두 손을 흔든 여성은 홀로 500일 넘게 동굴 생활을 자처한 스페인의 베아트리스 플라미니입니다.
[베아트리스 플라미니 / 스페인 산악인]
"저는 아직 2021년 11월 21일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사실 안 나오고 싶었어요."
동굴 생활은 극도로 고립된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장기 실험이었습니다.
음식은 주기적으로 전달됐지만 연구진과의 만남이나 대화는 없었습니다.
장비 고장으로 8일간 잠시 동굴 밖에 나왔을 때도 텐트 안에서 고립돼 있었습니다.
[플라미니 / 산악인]
"시간이 더 빨리 가거나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벽 4시에 고정돼 있는 것 같아요."
등반가인 플라미니는 동굴 속에서도 탐험하고, 운동하며 자신의 시간을 누렸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도 했습니다.
언제든 실험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예정된 기간을 끝까지 채웠습니다.
플라미니는 외로움보다 파리떼의 공습이 더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플라미니 / 산악인]
"힘든 순간도 있었고, 아주 멋진 순간도 있었죠. 그 모든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 연구팀은 인간이 홀로 동굴에서 보낸 최장 기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편집 : 천종석
김태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