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산 기술로 만든 KTX-이음 열차가 2년 전 처음 도입됐는데요.
승객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전민영 기자의 현장카메라 지금 시작합니다.
[기자]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이음입니다
최신형 고속열차지만 승차감은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듯하다는데요.
문제점을 짚으러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강릉행 KTX 안.
수도권을 벗어나기도 전, 갑자기 의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사방에서 둔탁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탁자에 올려둔 음료수 병이 진동에 떨어집니다.
승객들은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장연아 / 경남 진주시]
"새마을호는 멀미나는 느낌이 안 났는데 이건 약간 멀미 나는…."
[신정숙 / 강원도 강릉시]
"승차감은 어디 비포장도로 같은 데 다니는 그런 느낌. 상체가 완전히 흔들릴 정도로 너무 과격하게…. 제가 지금 심장이 안 좋은데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
직원들도 힘들긴 마찬가지.
[KTX 승무원]
"많이 불편하죠. 순회할 때 많이 흔들려서 중간에 거치대 잡고, 이 의자 잡고 많이 가죠."
기자가 직접 타보니 전체 223km, 2시간 노선 중 30분 넘게 심한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현장음]
"진짜 심하다."
KTX 이음은 지난 2021년 도입돼 강릉선과 중앙선, 중부내륙선부터 달립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강릉선 중 일신역, 원덕역 인근 등 상행선 5곳, 하행선 5곳에서 심한 진동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승객들이 제기한 진동 관련 민원만 236건이나 됩니다.
KTX-이음은 국가 예산 포함 4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국산고속열차.
열차 양 끝에서 기관차가 열차를 끌고 가는 기존 KTX와 달리, 각 객차마다 모터가 달려있어 기동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운행 2년 만에 문제가 불거진 겁니다.
코레일이 임시방편으로 감속 운행을 해도 진동은 여전합니다.
열차가 시속 160km를 달리고 있는데요.
저도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입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열차 하부 진동을 잡아주는 '요댐퍼' 부품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류기윤 / 코레일 고속차량처 차장]
"4년 정도의 수명 주기가 보장돼야 하는 부품입니다. (그런데) 약 1년 정도 영업 운행 후에 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코레일과 열차 제조사인 현대 로템측은 진동흡수 장치를 교체하고 열차 바퀴를 깎는 등의 조치를 5월까지 마치겠다는 계획.
철도제작 업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철도제작사 관계자]
"기준에 맞는 부품대로 납품을 했는데. 동력분산식으로 운행을 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보니까 시공사(코레일)의 설계에서 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임남형 / 충남대 철도연구소장]
"각각의 기준은 다 통과가 됐을 거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생긴다는 건 어디엔가 서로가 악영향을 주는 (열차와 선로의) 상호작용이 유발됐다. 인자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찾아내야…"
국산 기술로 마련한 고속철도 '이음'.
진동을 줄이려고 감속 운행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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