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검토에 들어간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 뭐가 문제였을까.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있는 휴가도 못 쓴다, 수당 받으려고 안 쓴다, 눈치 보여서 못 쓴다.
이런 이유였습니다.
백승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로봇을 이용한 생산자동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한 1988년.
노동시간을 주당 48시간까지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KTV 국민방송(대한뉴스 1988년)]
"제조업의 평균 근로시간을 주당 53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이고 산업재해도 크게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7년 뒤인 2005년에 주 40시간 일하는 주 5일제가 도입됐고 다시 13년이 흘러 연장근로는 12시간까지만 허용하는 주 52시간제가 적용됐습니다.
[고용노동부 유튜브(2019년)]
"M자 여기 탈모 스트레스 보이시나요? 정확히 여기 정수리 조금 올라가면…근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생기면서 저녁에 여유 있는 삶이 됐어요."
지금까지 몇십년에 걸쳐 근무 시간을 줄여 왔는데 최근 정부는 일주일에 69시간까지 일하고 한 달 몰아 쉴 수 있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일단 MZ세대 반발에 물러섰는데 직장인들은 너무 앞서갔다는 반응입니다.
몰아서 일은 해도 몰아서 쉬는 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서명수 / 40대 직장인]
"(연차가) 20일 정도 되는 것 같은데 11~12일 정도 사용했던 것 같아요. 업무의 연속성이 있다 보니까, 만약 20일 이렇게 장기간 쉬는 게 현실적으로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좀 어렵지 않나."
오히려 있는 연차라도 제대로 쓰게 해달라는 반응입니다.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는 연차는 평균 17일인데, 실제 사용하는 건 약 11.6일로 5일은 못 쓰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유를 따져보면 수당을 받으려고 연차를 쓰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대체인력 부족, 업무량 과다, 상사 눈치나 조직 분위기 같은 타의에 의해 못 가는 것도 절반이 넘습니다."
[신동환 / 30대 직장인]
"한 명이 빠지는 게 워낙 큰 공백이다 보니까, 휴가 쓰는 거나 퇴근하는 게 많이 어려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30대 직장인]
"(연차를) 쓰기 힘들어서 이월되거나 하는 경우가 자주 있죠. 사실 69시간제 들었을 때 '그게 뭐'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존 제도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기업 문화부터 바꾸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김근목
영상편집: 강민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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