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경비원 숨져…"관리소장 갑질" 유서
[앵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70대 경비원이 초소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지기 전 동료 경비원에게 보낸 유서에는 관리소장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화영 기자입니다.
[기자]
"소장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
70대 경비원 박 모 씨가 숨지기 약 20분 전 남긴 유서 내용입니다.
10여년간 이곳 아파트에서 일해온 박 씨가 고통을 호소한 대상은 지난해 12월 부임한 아파트 관리소장.
동료 경비원들은 박 씨가 숨진 뒤 아파트 정문을 비롯해 곳곳에 소장의 갑질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붙였습니다.
부당한 인사 조치 등 갑질로 다른 경비원들이 앞서 그만두고 또 박 씨가 숨졌다는 겁니다.
"38명을 관리하는 반장, 말하자면 이제 부대장식인데 그 사람을 싫다고 일반 경비로 가라고 그러면 그 사람 자존심 말도 못 하게 상하죠. 말이 안 되는 행동…"
다른 동료는 회의에서 소장이 박 씨에게 '복명복창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인격적 모욕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경비원은 전에 하지 않던 업무가 추가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갖은 노무를 시켜 완전히 땅 파는 정도의 수준…"
지난 9일엔 같은 아파트에서 일하던 청소 노동자가 해고 통보 하루 뒤 집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역시 배경에 갑질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소장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소장은 박 씨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준 적이 없다"며 반박했고 "청소 노동자와는 대화해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확보한 한편 동료 경비원 등을 조사하며 자세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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