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청년들이 인천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다섯달째입니다.
러시아의 강제 징집을 피해 한국에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간 우리 정부는 난민 심사조차 받을 자격 없다고 해왔죠.
그런데, 법원이 이들 중 일부는 난민 심사는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의자 위에서 쪽잠을 청하고 일부는 바닥에 모포를 깔고 누웠습니다.
빨래는 화장실 세면대에서 겨우 해결합니다.
법무부에서 제공해주는 기내식을 먹는 점심 외에 아침과 저녁은 빵과 쥬스로 때웁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강제 동원령을 피해 우리나라에 온 러시아인들입니다.
지난해 9월 이후 이런 사유로 인천공항에 온 러시아인은 5명.
길게는 다섯달 째 공항 출국장 환승구역에서 노숙해왔습니다.
법무부가 단순 병역거부는 사유가 안 된다며 난민심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인권단체와 연계해 난민 신청을 받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오늘 법원은 소송을 낸 3명 중 2명에 대해 승소 판결하고, 1명에 대해서는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징집 거부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난민 신청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기각된 1명은 러시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 거주 중이어서 해당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승소한 2명은 공항 출국장에서 나와 난민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종찬 / 러시아인 대리 변호사]
"국제법적으로 비난받는 침략 전쟁에서 그 전쟁에 반대하고자 병역을 거부하는 자에게는 난민 인정의 여지가 있다고 보신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이들 3명보다 늦게 인천공항에 온 러시아인 2명도 현재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근목
영상편집 : 차태윤
조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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