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에서 피가 나도 잘 멎지 않는 난치병이 있습니다.
혈우병입니다.
한 해에만 수 억원, 너무나 비쌌던 새 치료제의 보험 혜택이 최근 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곤 하는데, 또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고 합니다.
서주희 기자가 혈우병에 걸린 아이들과 그 가족을 만났습니다.
[기자]
태어난지 11개월 된 조운이.
혈액응고인자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을 앓고 있습니다.
엄마는 출근할 때마다 걱정이 앞섭니다.
[조은별 / 혈우병 환아 보호자]
"제가 없는동안 보육실에 맡긴 동안 다칠까봐 제일 걱정을 많이 하고…"
주 2~3회, 주삿바늘을 혈관에 꽂는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온몸에 멍이 드는 고통을 겪습니다.
[조은별 / 혈우병 환자 보호자]
"왼손을 했다가 안 되면 오른손을 하고, 안 되면 뭐 발도 하고…출혈이 안 잡히면 4번 5번까지 맞는데…"
예방접종처럼 피부에 맞는데다가 약효도 오래가는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쌉니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약값만 1년에 1억~3억 원이 드는 겁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년 간의 논의 끝에 지난 9일 비항체 환자에게도 보험 급여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급여가 적용되면 수억원 대의 약값을 1000만원 밑으로 낮출 수 있지만,
심평원은 환자 상태, 치료 기간, 출혈 횟수 등을 따져 1% 미만의 중증 환자에게만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안을 논의 중입니다.
[강아름 / 혈우병 환아 보호자]
"통과됐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일인데, 조건이 좀 까다롭게 된다면 소아 친구들이 과연 제일 필요한 때에 맞을 수 있을까…"
최근 의사 추천으로 새 치료제를 맞은 뒤, 6살 아들 상태가 호전되면서 엄마의 간절함은 더욱 커져갑니다.
[강아름 / 혈우병 환자 보호자]
"(치료제 바꾸고) 출혈이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안 다치니까 이렇게 키우는 게 일반 아이들을 키우는 거구나…"
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는 약가 협상을 진행해 이르면 5월 초에 최종 급여 기준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이태희
서주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