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권오수 1심 집유…"실패한 시세조종"
[앵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실패한 범죄이고 시장에 끼친 악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이 고려돼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김유아 기자입니다.
[기자]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투자자문사, 증권사 임직원과 짜고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91명 명의로 157개 계좌를 동원해 회사 주가를 2,000원대 후반에서 8,000원까지 끌어올린 혐의를 받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시기별로 나눈 범행의 다섯 단계 중 1단계 전체와 2단계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죄를 묻지 않는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1, 2단계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주가조작 세력이 주주들의 주식을 모은 1단계와 인위적 대량 매집으로 주가를 올린 2단계에서 김 여사가 큰 손 투자자에 자신의 주식계좌를 빌려줬다고 의심하는데, 이 중 일부는 2010년 10월 20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발생해, 주가조작을 처벌하는 시한인 공소시효 10년을 지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겁니다.
2012년 12월까지 이뤄진 나머지 단계의 범행과 연속성이 있다면 하나의 범죄, 즉 포괄일죄로 봐서 공소시효가 유지될 수 있지만, 범행 방식과 주범이 바뀌어 같은 범죄로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 권 전 회장의 주가조작은 경영상 필요에서 비롯됐다고 재판부는 봤습니다.
주가조작은 차익추구형과 주가관리형으로 나뉘는데, 권씨는 차익 실현이 동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호재를 흘린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는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기소를 인정하지 않는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습니다.
결국 법원은 시장질서 침해 결과가 중대하지 않은 "실패한 시세 조종"이라고 판단했는데, 김 여사 관련 부분에 대한 이번 판단이 남은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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