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 위기의 소아 의료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소아진료 전문의도, 진료 받을 병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고된 업무, 또 낮은 수가에 소송 걱정까지 꺼릴 수 밖에 없는 이유 한두가지가 아니라는데요.
먼저, 최근 3년 동안 전문의 지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대학병원의 소아흉부외과 수술 현장을 김용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가 꼼꼼이 수술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선천성 심장 기형 아기에게 심장벽을 만들어주는 수술입니다.
서로의 숨소리를 공유할만큼 긴장이 감돈 수술은 꼬박 5시간 동안 이어집니다.
이런 소아 심장병 수술이 이 병원에서만 매년 4백 건 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게 가능할진 의문입니다.
최근 3년 간 소아흉부외과에 지원한 전문의가 단 한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김웅한 /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
"(지원자가 없고 사람이 없으면) 사실은 끝이라는 게 뭐 뻔하니까. 그게 이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어린 환자일수록 시시각각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고된 업무에, 소아 흉부외과는 대표적인 기피 과로 꼽힙니다.
[현장음]
(전화음) "잠깐만요 네 여보세요. 어 그래 그래 그래 알았다 그래." 이렇게 수시로 연락이 와요.
기대 수명이 긴 어린이 환자 특성상 기대 이하의 수술 결과가 나올 경우 소송 청구액이 다른 과에 비해 큰 것도 부담입니다.
[김웅한 /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
"소송 걸면 단위가 10억~20억 이렇게 나옵니다. 모든 게, 사실은 이제 기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여건이 되는거죠."
소아 심장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전국에 15명 뿐인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마저도 대부분 수도권 병원에 재직 중인데 10년 내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창하 /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 부장]
"제주도 같은 경우 저희 쪽으로도 와서 수술받기도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급하게 와야 되는 애들인데 그러면 그거는 정말 위험한 거죠."
낮은 수가와 열악한 환경에 기피 과가 되고. 남은 사람들에게 업무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벗님 / 선천성 심장병 환아 부모]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소아심장외과 교수님을 봬야하거든요,교수님들이 아예 안 계시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되더라고요"
아이가 아파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곧 닥칠 수도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이기상
영상편집: 강 민
▶관련기사 보기
의사 없어 낮 진료는 휴진…“정원 확대” vs “처우 개선”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331523
김용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