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벨기에 수사당국이 유럽의회 전·현직 의원들 집에서 20억 원이 넘는 돈다발을 찾아냈습니다.
수사 당국은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의 노동자 인권 침해와 관련된 여론을 무마한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전례를 찾기 힘든 로비 스캔들에 유럽연합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수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리스 유명 앵커 출신으로 2014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직을 맡아온 에바 카일리 의원 최근 뇌물 수수 혐의로 벨기에 경찰에 체포된데 이어 현지시각 어제 부의장직마저 해임됐습니다.
수사 당국이 에일리 의원를 포함해 수사 대상에 오른 6명의 의회 사무실과 자택 등에서 찾아낸 돈 다발을 공개했습니다.
여행 가방, 서류 봉투 등에 담겨져 있던 것으로 최소 150만 유로, 우리 돈 20억8000만 원이 넘습니다.
이 중 절반인 75만 유로는 카일리 의원의 자택 등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탈리아 출신 피에르 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의 집에서도 돈다발이 나왔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자금 출처로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인권 침해와 성소수자 탄압으로 비난을 받던 카타르 측이 유럽의회 로비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만들려 했다는 겁니다.
카일리 부의장은 실제로 카타르 월드컵 직전 유럽의회에서 열린 관련 인권 토론회에서 카타르를 '노동권의 선두주자'라고 옹호했습니다.
[알렉산더 더크루 / 벨기에 총리]
"특정 국가가 뇌물로 우리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려고 했다면, 앞으로 외교 관계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겁니다."
유럽 언론들은 이 사건을 유럽의회 역대 최악의 부패 사건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카타르 정부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관련 혐의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정
박수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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