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조 6천억 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전자팔찌를 끊고 종적을 감춘 지 3주가 됐습니다.
'사건을 보다' 성혜란 기자와 짚어봅니다.
Q1. 김 전 회장이 이미 밀항했을 거라는 말이 많았는데, 국내를 빠져나갔을까요?
[기자]
A1. 김 전 회장은 도주 이틀 전에도 밀항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걸로 알려져있죠.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잠적한 이후 SNS로 지인들과 연락한 정황을 포착했는데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행방을 좇고 있습니다.
Q2. 도주를 도운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해외에 있는 가족도 조력자였다고요.
A2.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누나를 핵심 인물로보고 있습니다.
미국에 체류 하면서 김 전 회장과 도피 조력자들을 연결해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는데요.
누나가 휴대전화 두 대로 한 대는 김 전 회장과, 다른 한 대로는 조력자들과통화하며 중간에서 다리를 놔 줬다는 겁니다.
통화 착발신 기록이 남지 않게끔 해외 SNS나 SNS 음성통화 기능을 썼다고 하는데요.
김 전 회장 누나는 지난 2019년 말김 전 회장이 도피했을 때도 은신처를 마련해 준 인물입니다.
당시엔 범인 도피를 도왔더라도 친족의 책임을 묻지 않는 법규정 덕분에처벌을 피했지만, 이번에는 타인에게 김 전 회장 도피를 돕게끔 한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검찰은 여권 무효화 절차도 시작했습니다.
Q3. 김 전 회장은 검찰 구형이 예정된 재판이 열리기 직전에 사라졌잖아요. 변호인단은 몰랐을까요?
A3. 공교롭게도 도주 사흘 전, 김 전 회장 변호인단은 모두 사임했는데요.
제가 그 중 한 명과 연락이 닿았는데 "도주를 알았을 변호사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후 새로 선임된 변호사도 "도주 당일 오전까지도 연락을 했고, 최후 진술까지 준비한 상태였다"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Q4. 법조계에선 김 전 회장이 '도피 전문가'로 통하죠?
A4. 제가 지난 2020년 김 전 회장을 검거한 수사팀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는데요.
한 마디로 '도피의 선수'라고 했습니다.
[과거 수사팀 관계자]
"SNS 통화기록, 카드 내역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하여튼 간에 우리가 모든 사용하는 통신 자료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거나 차량번호판, 휴대전화 유심칩까지 바꾸는 등 용의주도 했는데요.
잠적 중에도 공범의 도주를 돕기 위해 캄보디아행 전세기를 빌려 띄우기도 했습니다.
Q5. 그렇다 보니 김 전 회장 구속영장을 번번이 기각한 법원이 안일했다는 비판도 나왔어요.
A5. 앞서 검찰이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죠.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가 도주 직전 사임한 김 전 회장 변호인 중 한 명과 고교 동문이란 사실이 드러나자 시민단체는 "학연과 전관예우로 진실을 외면했다"며 판사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사람을 울린 김 전 회장이 과연 발 뻗고 잘수나 있을까 싶네요.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성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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