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선전했지만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게다가 40년 앙숙이라는 미국에 패해 그 아쉬움이 더 컸는데요.
이란에서는 이런 패배에 오히려 환호한 20대 남자가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가 끝나자 몰려든 차들이 경적을 울립니다.
또 '지기를 잘했다'는 환호와 함께, 심지어 하늘에 쏘아 올린 축포가 짙은 밤을 환하게 밝힙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16강 좌절을 축하'하던 한 남성이 보안군이 직접 겨냥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난 걸까요?
미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밖 분위기는 시작부터 사뭇 달랐습니다.
뭔가 준비하고 온 비장한 축구팬이 많아섭니다.
이들의 마음은 사실 더 복잡합니다.
[파드리샤 / 영국 거주 이란인 : 마음이 불편합니다. 즐겨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네요. 우리의 경기지만 대표팀이 이기기를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나라 안에선 벌써 몇 달째 '여성의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힘겨운 시위를 하고 있는데, 그게 이번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가 끝나자마자 곳곳에선 '자유를 달라'는 구호가 시작되고, 카타르 현지 경찰의 진압이 이어집니다.
22살의 이란 여성이 단지 '머리카락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고… 주검이 돼 돌아온 게 지난 9월입니다.
그날 이후, 시위 과정에서 보안군의 손에 숨진 사람은 어린이 60명을 포함해 4백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YTN 이승훈입니다.
YTN 이승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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