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승객과 승무원 173명이 탄 대한항공 여객기가 어젯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착륙하다 사고가 났습니다.
착륙과정에서 제대로 멈추지 못해 활주로를 벗어났고, 기체 일부가 부서질 정도로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착륙을 돕는 공항 시스템이 먹통이었는데, 브레이크 결함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쏟아지는 캄캄한 밤 앞으로 고꾸라진 채 착륙한 여객기.
기체 윗부분은 무언가에 찍힌 듯 움푹 패였고, 바닥 부분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인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세부 막탄 공항의 활주로를 벗어나 착륙한 건 현지 시각으로 어젯밤 11시 7분쯤.
한 시간쯤 전인 오후 10시 13분 첫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합니다.
13분 후 시도한 두 번째 착륙마저 실패해 또 다시 회항해야했습니다.
세 번째 시도만에 착륙에 성공했지만, 활주로 끝단에서 250m 가량 떨어진 수풀에 멈춰선 겁니다.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대한항공은 우기홍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또 기상 악화를 일차적 사고 원인으로 꼽으면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은 사고가 날 정도의 폭우는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박종원 / 세부 여행업체 대표]
"스콜 형식으로 많이 오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어요. 사고 날 거라는 생각은 하나도 못했던 날씨였죠."
여기에 항공기를 활주로에 자동으로 착륙시키는 공항의 정밀계기접근시스템 또한 먹통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김인규 /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장]
"정밀접근이 안 되면 비정밀접근으로 착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숙련된 조종사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그런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다 겹쳐졌을 수도 있고요."
국토교통부는 감독관과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5명이 현지 사고조사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
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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