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맨,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시작합니다.
'심심한 사과', 매우 깊고 간절한 사과라는 뜻인데 사과가 심심하냐는 웃지 못할 논란이 일었죠.
단순히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게 아니라 한국인의 실질 문맹률, 75%에 이른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사실인지 따져봅니다.
우선 실질 문맹률이라는 통계가 있을까요?
문맹률은 글자를 아예 모르는 사람의 비율이죠.
문맹률 조사는 있지만 실질 문맹률 조사는 없습니다.
대신 요즘 논란이 된 것은 문해력이죠.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능력인데요.
한국인 4분의 3이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주장, 사실일까요?
이 주장, 2001년 국내 조사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글이 아니라, 이력서나 급여 명세서처럼 업무 문서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지 측정한 것이라 문해력과 직결시키긴 어려워 보입니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성인의 문해력, 평균 이상이었습니다.
문제는 10대입니다.
2009년부터 읽기 능력 점수,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글에서 정보를 찾는 능력이 취약했습니다.
[김선우 / 경기 군포시]
"어려운 단어 나오면 살짝 어려워요. 그림이 같이 나오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아요."
[박미르 / 서울 중랑구]
"요즘에는 스마트 기기가 더 익숙하다 보니까. 책은 뭔가 머리에 쏙쏙 박히는 게 없어요."
이런 현상은 출력된 글이 아닌 디지털 문서에서 두드러지는데요.
14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OECD 조사의 실제 문항을 보죠.
700자 정도의 서평을 보여주고, 각각 내용이 사실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의견인지를 묻는데요.
우리 청소년 4명 중 3명,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목적을 정확히 알고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을 손질하자고 조언하는데요.
다만 글보다 영상 매체가 더 익숙한 10대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팩트맨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박혜연 PD
구성 : 임지혜 작가
그래픽 : 김민수 박정재 디자이너
영상취재 : 한일웅
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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