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건너 불구경’도 아니고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습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서 한 남성이 불을 내고는 음료수를 마시며 태연하게 이를 지켜봤습니다.
심지어 직전에 다른 역에서도 불을 내고, 하루에만 두 번째였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승강장.
등산복 차림의 남성이 자판기 옆 구석으로 다가가 한참을 멈춰 서있더니 자판기 앞으로 이동합니다.
그 사이 계단에서 내려오던 한 여성이 곧장 비상 전화기로 달려가 어딘가에 전화를 겁니다.
의자에 앉아 있던 시민들은 소화기를 들고 자판기 옆 구석으로 뛰어가 소화액을 분사를 합니다.
그런데 이 남성, 아무렇지 않게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이 장면을 바라봅니다.
지하철역 승강장 휴지통에 50대 남성이 불을 지른 건 어제 오전 10시 10분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
"방화범이 휴지에 불을 붙이니까 그때부터 이제 옆에 시민들이 이상하게 보고 비상 전화기로 역무실에 알려주신 겁니다."
남성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4시간여 전 다대포해수욕장역에서도 불 붙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당시 역사에 있던 한 시민이 생수를 이용해 불을 꺼 크게 번지진 않았습니다.
시청역 승강장 휴지통에 불을 지른 이후 유유히 사라진 남성, 1시간 뒤 다대포해수역장역에 다시 나타났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새벽 방화 장면을 CCTV로 확인한 역무원이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다가 남성이 다시 나타나자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남성은 경찰에서 "자신이 불을 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남성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백승영(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정다은
공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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