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에 잠겨버린 포항의 아파트 주차장 참사 속보로 이어갑니다.
엄마와 함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숨진 중학생 아들은 엄마에게 "잘 키워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엄마는 아들이라도 살아야한다며 내보낸건데,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고만 것인데요.
그날 새벽 엄마를 보호하겠다며 따라 나왔던 그 아들의 입관식이 열렸습니다.
아들의 마지막 얼굴을 마주한 엄마는 결국 쓰러졌습니다.
조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쇼핑도, 드라이브도 함께하며 엄마 껌딱지로 불렸던 착한 아들.
억수같이 퍼붓는 비에 엄마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피해자 친구 (어제)]
"엄마 혼자 가는 게 걱정돼서 따라갔다고 들었어요."
지하주차장 물이 들이치는 긴박한 상황에서 아들은 차에 갇힌 어머니를 구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아는 엄마도 자신의 생명보다 아들이 먼저였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어제)]
"집사람은 '나는 여기 남아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애를 보냈고. 우리 집사람이 몸이 약하거든요. 그러니까 포기하고 아이를 보냈는데."
하지만,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아들은 지상으로 올라가지 못했고, 그게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됐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어제)]
"사는 걸 포기하고 아들을 보냈다니까… 그러니까 아들이 '엄마 나 잘 키워줘서 고마워요'… 그게 마지막이에요."
오늘 엄수된 아들의 입관식.
부인은 남편의 권유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어제)]
"입관식 할 때는 (아이) 얼굴을 봐야 할 것 같아서… 마음 단단히 먹고, 마지막이다. 당신 마음 단단히 못 먹으면 우리 아들 못 본다 그래서."
엄마는 먼저 간 아들을 보고 결국 쓰러졌습니다.
[피해자 친척]
"지금 폐에 물도 찼고 정신적인 트라우마도 있고 그래서 15일 이상 정도 (입원을) 아마 지금 예상을 하고"
이번 참사로 희생한 50대 여성의 발인도 오늘 엄수됐습니다.
'키워줘서 고마워' 중학생 아들은 내일 발인식을 갖고 먼 길을 떠납니다.
[피해자 아버지(어제)]
"엄마 말이 '나 키워줘서 고마워' 그러고 거기를 따라간 거예요."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이재근
조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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