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지 3주 만에…화마에 홀로 스러진 시각장애인
[앵커]
한밤중 서울의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나 홀로 있던 주민 한 명이 숨졌습니다.
이사 온 지 한 달도 안 돼, 주변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각장애인이라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한채희 기자입니다.
[기자]
순식간에 뿌연 연기가 건물을 가득 채우자, 신발도 신지 못한 채 건물 밖으로 도망칩니다.
난간에 걸터앉은 주민은 소방대원의 힘을 빌려 내려옵니다.
한밤중 서울 은평구의 다세대주택 2층에서 불이 나 50대 여성 A씨가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A씨는 복도로 나오지도 못한 채 집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A씨를 발견한 소방대원이 이곳에서부터 CPR을 진행했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A씨는 4층에서 홀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시각장애인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달 초 이사 온 뒤 새집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나다니면서 어디 갔다가 집에 가실 때 잘 못 들어가시고 해서 몇 번 모셔드린 적도 있고 알려드린 적도 있고."
지난해 9월,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를 신청한 A씨는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한 달에 120시간, 하루에 4시간꼴로 활동 보조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화재가 발생한 밤, 새로운 환경에 적응조차 하지 못한 A씨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4시간 동안 살아 있는 삶을 살고 나머지 18시간에 대한 삶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지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들입니다…이사를 했을 때 주변 환경 지물에 대한 시간이 필요한 훈련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위급 상황에서 스스로 구조를 요청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재난재해는 여전히 생사의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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