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 10년간 반지하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침수 피해 컸던 반지하…"천장 뚫어 겨우 살았다"
지상보다 싼 반지하…재난 시 저소득층 피해 커
재산 여유 없는 저소득층, 수해 이후가 더 ’막막’
이번 집중 호우로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반지하로 상징되는 주거 취약 지역입니다.
신림동에 살던 일가족 3명과 동작구 상도동에서 사망한 여성 모두 반지하 주택에 살던 저소득층이었는데요.
영화 '기생충'으로 반지하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강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나가기도 힘든 골목에 도로보다 한참 낮은 주택들.
잔뜩 쌓인 쓰레기와 젖어버린 물건들이 밤사이 악몽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시간당 130mm가 넘는 폭우가 내린 밤, 이곳 반지하 방에 살던 50대 여성은 참변을 당했습니다.
빗물이 들어차기 시작했을 무렵 이 여성은 바로 옆집에 살던 가족과 함께 무사히 피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를 구하러 다시 들어갔다가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인근 주민·반지하 주택 거주 : 얼마나 착한데. 괜찮았어, 사람은. 아깝게 죽었지.]
10년 넘게 반지하 방에서 살았던 여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거로 알려졌습니다.
비슷한 시각,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자매와 13살 딸도 갑자기 들어찬 물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자매 중 언니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이었고 가장 역할을 하던 동생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 건물에선 마찬가지로 반지하 방에서 살던 한 남성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일도 있었습니다.
집 전체가 물에 잠겼지만 천장을 뚫어 숨구멍을 만든 덕분에 극적으로 구조될 수 있었다는 게 목격자들의 설명입니다.
[박정환 / 목격자 : 저 창문을 다 떼고, 물 있는 사이로 (남성을) 꺼냈다니까. 한 두 시간 걸렸을 거에요.]
통계청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지하나 반지하엔 32만여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런 반지하 방은 지상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지하 주택 거주민 : 할아버지가 상이 3급이에요. 아래를 못 쓰니까…(침수됐을 때 이웃들이) 끌어낸 거야, 짐짝 끌어내듯이. 그래서 살았지.]
간신히 목숨을 구해도 이들에겐 재난 이후가 더 막막합니다.
겨우 마련한 집이... (중략)
YTN 강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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