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포위' 군사훈련…"통일작전 리허설"
[앵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방문 여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늘부터 대만을 둘러싸고 실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는데요.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중국이 오늘 낮 훈련을 시작했죠?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오늘 낮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해협 동부수역으로 장거리 실탄사격을 했습니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부대는 이곳 시간으로 오후 1시쯤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시작했는데요.
화면을 보시면 관광지로 보이는 해변에서 여러 개의 발사체가 하얀 포연을 뿜으며 하늘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중국매체 펑파이는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을 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습니다.
대만 국방부도 이곳 시간으로 오늘 오후 1시 56분부터 중국군이 대만 주변 해역에 탄도미사일인 둥펑계열 미사일 여러발을 발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중국군이 훈련을 예고한 시간은 이곳 시간으로 오늘(4일) 낮 12시부터 7일 12시까지입니다.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사흘동안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훈련구역은 6곳인데, 지도를 보면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형태입니다.
일부 구역은 대만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까지 포함됐습니다.
서남부와 북부 훈련 구역 중에는 대만 육지와의 거리가 10해리, 불과 18km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기간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하고, 재래식 미사일 시험 사격 등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장사정포 포격이라든지, 대만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사일 발사 등의 훈련도 예상했습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에 이렇게 대규모 무력시위를 펼치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은 그동안 줄곧 주장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이 이번 펠로시 의장 방문으로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여부를 결정짓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 격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은 중국의 영토"라는 주장을 이번 기회에 전 세계에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매체 글로벌타임스의 내용을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신문은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 재래식 미사일이 처음 대만 상공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군이 대만 12해리 이내로 진입함으로써 소위 '대만해협 중간선'은 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만 무력통일 옵션 가운데 하나죠.
'대만 봉쇄'를 시험하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천연가스와 원유 등 전략물자를 해상 운송에 의지하는 대만의 입장에서 해상 봉쇄는 사실상 고사작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통일 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며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훈련에서 '충격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사일 공습경보'를 통해 대만 민심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인데, 중국군의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촬영해 일종의 '심리전'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도 중국의 군사훈련을 주시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시 필리핀해에 배치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현재 작전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로널드 레이건호는 유도 미사일 순양함, 유도 미사일 구축함 등과 함께 기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인데요.
미국은 앞서 거듭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뜻을 확인했고, 중국 역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는 데서 정면 충돌만은 피하려는 뜻이 아니겠냐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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