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없어요"…극심한 가뭄에 목 타는 섬마을
[생생 네트워크]
[앵커]
장마가 끝났지만 남부지방은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남 일부 섬 지역에서는 식수원까지 말라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한 급수가 벌써 다섯 달째 진행 중입니다.
김경인 기자가 완도 섬마을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뭍에서 뱃길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섬마을.
다리로 연결된 노화도와 보길도는 모두 7천 명이 넘게 사는 큰 섬입니다.
평소에도 물이 부족해 집마다 큼지막한 물탱크를 이고 있습니다.
이 섬에서 이틀 동안 물을 받아 사흘 단수를 버티는 생활이 시작된 건 지난 3월부터입니다.
물을 받을 때 쓰는 통들이 마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몇 개는 텅텅 비었고, 3t짜리 물탱크도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저 탱크에 저게 3t짜리예요. 저 옥상에. 그게 언제 떨어질까 불안해요."
수도꼭지를 아무리 돌려도 물은 나오지 않고, 마루에도 빨래가 한가득입니다.
"빨래가 제일 문제고 너무 더워서 여름이라 씻어야 하는데 날마다 씻을 수도 없고 물 때문에 그냥 스트레스받아요."
겨울부터 시작된 섬마을 가뭄은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완도 지역의 강수량은 375㎜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평년 대비 40% 수준에 불과합니다.
"몇 방울 떨어지고 말고. 땅도 적실 정도도 못 되게 왔으니까. 막바지 장마라고 했는데 그걸 기대해 봤는데 그것도 안 되고…"
유일한 젖줄인 저수지의 저수율은 10% 정도, 하천 물을 끌어와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하천마저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화도와 보길도의 상수원인 부황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거의 말라버렸고, 바닥을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두 섬의 제한급수가 풀리려면 이 부황제의 저수율이 40%까지는 올라가야 합니다.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는 2일 급수, 8일 단수로 제한 급수가 격상됩니다.
식당들도 성수기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이제 8일 단수를 한다고 하니까 이제 장사는 물 안 나오면 못 할 거라고 지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자체가 지하수를 파고, 저류시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극심한 가뭄에 마실 물까지 말라버리면서 섬마을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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