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법부 역사 한 곳에…'비밀의 방' 수장고 첫 공개
[앵커]
박물관과 미술관에는 중요한 유물을 보관하는 '보물창고'인 수장고가 있죠.
우리 사법부도 그런 곳이 있는데요.
언론에는 처음 공개됐습니다.
신선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 법원도서관.
시민을 위한 공간을 지나 접근이 제한된 '비밀의 방'에 왔습니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법원사 자료 수장고입니다. 우리 법원이 걸어온 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곳인데요, 언론을 향해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도법관'으로 존경받는 고 김홍섭 서울고등법원장이 입은 두 벌의 법복입니다.
일제시대 오동나무에서 해방 뒤 무궁화 무늬로, 변호사복 가슴에 새겨진 자수는 격변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여기 자수되어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오동나무에서…여기 자수되어있는 형태는 무궁화이고…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그런 문양이고요."
모두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입니다.
직함 없는 명함에선 '인간 김홍섭'으로 살려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일제치하 조선인 권익보호에 헌신한, '거리의 사람'이라는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유품도 보입니다.
첫 여성 대법관 김영란 전 대법관 임명장도 있습니다.
정갈한 한문서체.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법조인 양성의 관문이었던 고등고시 사법과 1회 합격증입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6월 1일자로 발급됐습니다."
합격증 주인공은, 권오곤 전 국제형사재판소 유고전범재판소 부소장의 장인.
국내 법조인 중 국제사법기구 최고위직에 오른,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권 변호사도 보스니아 전범재판 법복을 기증했습니다.
판사·검사라는 말이 처음 나온 이 책은 1895년 2차 갑오개혁에 따라 최초로 사법권을 독립시킨 재판소구성법의 사본입니다.
근대사법의 시작을 알린 자료로, 원본은 서울대 규장각에 있습니다.
법원도서관은 2년마다 기획전에서 주요 유물울 선보입니다.
대법원장 등 고위법관의 구술을 모아 사법역사를 보존하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연합뉴스TV 신선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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