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날씨에 감자 농사 망쳐…마른 장마에 간척지 벼 고사
[생생 네트워크]
[앵커]
날씨 참 변덕스러운데요.
장맛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바로 폭염입니다.
중부지방은 말 그대로 '찜통'이 되면서 밭에서 자라고 있는 농작물이 그대로 익어가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상현 기자, 지금 나가 있는 곳이 어디죠?
[기자]
네, 저는 지금 강원도 춘천시 서면의 한 감자밭에 나와 있습니다.
이미 수확을 마친 곳인데 썩어서 버려놓은 감자들이 바닥에 이렇게나 많습니다.
주변에는 파리가 날리고 있고 썩은 냄새도 진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직후 30도 안팎의 폭염이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습하고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감자가 땅속에서 그대로 삶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곳 서면 지역에서만 한해 4천 톤의 감자를 생산하는데 올해 수확량은 평년의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달 감자 수확을 앞둔 양구군 해안지역은 땅을 파보기도 전에 밭을 갈아엎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300mm의 비가 내려 대부분의 감자밭이 그대로 물에 잠겨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체 280ha의 감자밭 가운데 절반이 폭염과 집중호우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러한 습한 날씨와 높은 기온은 병해충을 빠르게 확산시켜 상추와 고추 등의 다른 밭작물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중부와 달리 남부지방은 비가 안 오는 마른장마로 농작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부지방은 장마인데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걱정입니다.
전남과 경남지역은 최근 6개월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요.
마른장마에다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씨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지역 간척지 농작물의 염해 피해가 심각합니다.
염해는 가뭄과 고온으로 물이 마르면서 땅의 염도가 올라 작물이 모두 죽어버리는 현상인데요.
이 염해 현상으로 전남 신안과 해남, 영광 등 3개 시군에서만 간척지 논 235ha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논의 염분 농도가 적정치의 10배 이상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안 압해, 숭의지구 등에서는 벌써 올해 벼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얘기 들어보시죠.
"그게 마른장마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하는 해는 세상에 처음이에요, 처음."
"자식이란 심정으로 키웠죠. 모든 농작물 다 농사짓는 사람들 다 마찬가지예요. 나뿐만이 아니고."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 빠른 대처가 중요한데요.
강원지역처럼 장마와 폭염이 겹칠 경우에는 미리 밭 주변에 배수로를 파 침수 피해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 병해충 확산을 막기 위해 수시로 방제를 하는 게 좋습니다.
염해의 경우에는 토양 염도를 자주 확인해서 미리 대비해야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재해를 입은 농가에 대해서는 예방책 마련과 함께 더 현실적인 보상이 함께 이뤄져야 하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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