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자체 감찰 내용을 저희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의 첫 첩보 보고서가 사라졌는데요.
그 안에는 고 이대준 씨를 월북이 아닌 표류로 보고, 북한에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 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구조 요청도 없었고, 보고서가 돌연 삭제됐다는 게 현 국정원 판단입니다.
김유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가정보원은 2020년 9월 22일 이대준 씨가 실종된 직후 군과 자체 특수정보(SI)를 바탕으로 첫 첩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TF가 내부 감찰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당시 첫 보고에는 "대한민국 공무원이 표류 중이니 북한 해상에서 발견되면 북한에 구조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군과 정보당국은 전략자산을 총가동해 이대준 씨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특수정보(SI)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끝내 북한에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황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2020년 9월)]
"곧바로 (첩보를 듣고) 대응하면 그 자체가 북측에 우리 SI가 노출되는 것 아니에요?"
[서욱 / 당시 국방부 장관(2020년 9월)]
"그런 것도 고려를 했습니다."
결국 이 씨는 표류 6시간 만에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했습니다.
이후 이 첩보 보고서가 삭제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첩보 보고의 경우 통상 열람건수가 300~1000건에 달하는데 이 첩보의 경우 100건이 안됐을 때 삭제됐다"고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해당 보고를 열람한 인사들을 상대로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국정원 최고책임자였던 박지원 전 원장은 첫 보고 내용과 관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영상취재 : 정기섭 이 철
영상편집 : 오영롱
김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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