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도자기 문화가 실은 조선시대에 끌려간 우리 도공들 손에서 꽃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죠.
그 후손이 무려 424년 만에 선조들 묘소를 찾았습니다.
‘일본인’이 됐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긴 세월이지만 가문대대로 뿌리를 지켜왔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제례 의복을 갖춰입은 남성이 묘소를 찾아 참배합니다.
묘에 자란 잡초도 뽑습니다.
1598년 정유재란 당시 의병 활동을 하다 일본으로 끌려간 심당길 선생의 후손 심수관 씨가 국내에 있는 선조들 묘소를 찾았습니다.
무려 424년 만입니다.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가문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다며 눈물을 훔칩니다.
[현장음]
"감흥이 돼서 저도 이렇게 감동의 눈물이 섞이게 되네요."
도공들과 함께 가고시마현에 정착한 심당길 선생은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 명가를 탄생시켰습니다.
후손들은 전대 이름을 따르는 관습에 따라 본명 대신 15대째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정부 초청으로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청송 심씨 일가를 만나 선조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을 계기로 묘소를 찾게 됐습니다.
[심수관 / 일본 도자기 명가]
"우리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너는 절대로 외로움 느끼지 마라. 너 뒤에는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다.'"
400년 넘는 세월에도 뿌리가 있는 조국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심씨는 오늘 참배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 친선에 가교가 되는 예술가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최혁철
영상편집 : 김문영
조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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