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월북'이라고 발표했다가 최근 번복한 해양경찰청 지휘부가 오늘 일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사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려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정부에서 해체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한 해경이 다시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봉훈 / 해경청장(그제)]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실상 월북 관련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해양경찰청장이 대국민사과 이틀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문재인정부 말 임명된 지 불과 여섯 달 만입니다.
"해경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새 지휘부를 구성하는 게 답이라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해경청장 외에 지휘부 8명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시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윤성현 남해해양경찰청장도 포함됐습니다.
[윤성현 / 남해해경청장(2020년 10월)]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해경 지휘부가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한 건 조직 창설 이후 처음입니다.
대통령실은 즉각 "법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대통령실은 "순수한 뜻은 존중하지만 감사원 감사 등 진상 규명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일괄 사의는 반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회를 찾은 피살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은 "지도부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당시 해경 간부와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행정관 등 4명을 추가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김기윤 / 고 이대준 씨 유족측 법률대리인]
"(이 씨를) 발견하고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 보고하고 나서 죽을 때까지 시간 동안, 과연 6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조직이 해체되는 치욕을 겪었던 해경이 공무원 월북 발표와 번복으로 또다시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롱
조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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