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보는 리포트 끝보리 시간입니다.
사랑스런 아들의 출생신고조차 할 수 없던 미혼부의 사연 꼭 1년 전 전해드렸죠.
긴 소송 끝에 최근 아이가 출생신고를 하고 떳떳하게 학교도 병원도 갈 수 있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 전해드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엔 그림자처럼 떠도는 아이들이 존재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서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들의 양말을 신겨주고 장난감 놀이를 합니다.
아이는 미혼부의 자녀라는 이유로 8살까지 출생 신고를 거절당했습니다.
[정모 씨]
"아빠로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유전자 검사도 하고…재판부에서는 엄마를 데려와라"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가지 못했습니다.
병원에선 출생 신고가 안 됐다는 사실을 매번 설명해야 했습니다.
의료보험 있다면 4천~5천 원이면 될 진료비, 많게는 10배씩 나왔습니다.
사연을 들은 학교 측은 최근 '무호적자'로 아이의 입학을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아빠는 5년의 소송 끝에 법원 판결을 받아내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정모 씨]
"애들 이름이 들어가는 거니까. 잘 쓰고 싶었거든요. 한자가 삐끗하면 다시 쓰고. 수십 번을. 하루종일 앉아서 출생신고서만 썼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그리고 아들의 이름이 적힌 등본.
이민까지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정모 씨]
"대한민국 뜨려고. 희망이 안 보여요 답이 안 보여요"
미혼부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사랑이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미혼부들은 엄마가 행방불명이라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정훈태 / 변호사]
"출생신고를 우선으로 하는 쪽으로 법률개정이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하고, 주민센터에서 미혼부들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대로 안내해주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 통계조차 없는 현실, 바라는 건 평범한 일상입니다.
[현장음]
"학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거…
아빠~ 하고 뛰어 나올 때, 그거 볼 때가 너무 행복하고."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장세례
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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