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봉쇄 불만' 부글부글…중국 공산당 "잡음 없애라"
[앵커]
중국에서는 고집스럽게 이어 온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기약 없는 봉쇄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베이징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먼저, 오늘 발표된 신규감염자 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중국 당국이 발표한 하루 신규감염자 수는 2만 4,101명입니다.
2년 전 우한사태 당시 최고기록을 넘어, 신규감염자 수 역대 최다 기록을 나흘 연속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감염자가 집중된 상하이에서만 2만1,222명이 확인돼 전체 8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신규감염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2,600만 명 전 주민을 대상으로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방역 전문가는 오미크론의 평균 잠복기 등을 고려해 감염자를 발견하려면 모두 네 차례의 전수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수검사 등을 통해 제로코로나를 실현하려면 이론상 10일에서 14일이 걸린다고도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상하이에서 전수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염자 수가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애초 상하이시를 절반으로 나눠 4일씩, 최대 8일로 예상했던 봉쇄 기간도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봉쇄가 길어지면서 주민들의 불편도 클 텐데요.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볼 수 없는 목소리들은 주로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한 격리시설이라며 SNS에 올라온 영상인데요.
폐허가 된 창고 같은 곳에 그늘막과 간이침대만 설치돼 있습니다.
주변에는 쓰레기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영양소가 남성은 "없던 병도 생기겠다"며 분을 참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영상 역시 상하이의 한 격리시설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영상에는 '기절한 의료진을 구조하고 있는 코로나19 양성환자'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댓글에는 격리환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의료시스템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봉쇄조치에 대한 불만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봉쇄된 주거단지를 탈출하려다 경찰 또는 방역 요원들과 시비가 붙는 영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붉은 완장을 찬 사람이 한 남성을 붙잡고, 이발 기계를 이용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도 화제인데요.
봉쇄지역을 탈출했다가 체포된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중국 당국은 확인 결과 '가짜뉴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는 원칙 없는 당국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란 댓글도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곳곳에서 도시 봉쇄 조치가 다시 내려진 것은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감염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달부터입니다.
지난달 10일부터 봉쇄된 지린성 창춘시의 경우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강력한 봉쇄조치에도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제로코로나'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강력한 봉쇄와 통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 방침을 밝혔다고요?
[기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의의 전파속도는 빠르고, 스텔스 감염과 무증상 사례가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조기 발견 능력을 높이고, 감염원을 적시에 추적하고, 정밀한 통제를 하는 제로코로나 정책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방역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시 공산당 위원회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잡음을 없애고 파괴행위에 대해 우리의 검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원들을 독려했습니다.
주민들의 불만을 '잡음' 또는 '파괴행위'라고 규정한 것인데요.
"전염병과의 싸움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폄훼하고 방해하는 모든 종류의 행위에 맞서 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상하이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다며, 루머가 있다면 초장에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중국이 세계적인 흐름과 다르게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집스레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취약한 의료시스템과 노년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인구 10만 명 당 집중치료실은 4.6개에 불과한데요.
미국의 7분의 1, 독일의 4분의 수준에 그치고, 7.1개를 확보한 홍콩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중국의 2차 백신 접종률이 85%인 반면, 60세 이상 인구의 2차 접종률은 아직 65% 아래에 머물고 있다는 점 역시 중국 당국에는 걱정거리로 보입니다.
최근 오미크론 감염자가 폭증한 홍콩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노년층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로코로나'를 바탕으로 한 초기 코로나19 통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업적으로 삼아왔다는 점에서도 정책의 방향을 쉽게 바꾸지 못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시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올 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제로코로나' 정책 유지 여부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홍콩의 신규감염자 수도 지난달 6만 명에 육박하면서 위태로운 모습이었는데요.
지금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달 25일 하루 신규감염자 수 1만 명대를 기록한 이후 2주일 새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에는 2천 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하루 사망자 수는 약 100명 안팎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부터는 홍콩 시민 740만 명을 대상으로 자발적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시작됐습니다.
홍콩 당국은 당초 지난달 3차례에 걸쳐 강제 전수검사를 계획했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홍콩을 탈출하는 등 반발이 일었는데요.
지난달 초 사망자가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