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처에서 러시아군은 며칠 째 64km 길게 늘어선 채 진군을 못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도 이유지만, 자연 현상이 가로막았다는 분석입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도 두 손 들었다는 라스푸티차의 위력, 염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7km 떨어진 곳입니다.
러시아 군 행렬이 60km가 넘습니다.
그런데 사흘째 제자리입니다.
진흙에 빠진 탱크는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고 진군하려고 애써보지만 연신 검은 연기만 내뿜습니다.
늪지대 같은 진흙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탱크만 남겨둔 채 도망갑니다.
세계 2위 군사 대국의 침략의 발목을 잡은 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땅이 진흙으로 변하는 '라스푸티차' 현상 입니다.
겨울에 내리는 비나 눈을 머금은 채 얼어붙었던 토양이, 3월 말 쯤 녹으면서 진흙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늪지대나 다름 없어 평소 우크라이나에서도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러시아로 진군하던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러시아 원정 실패도 '라스푸티차'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탈리아 / 우크라이나 피란민]
"라스푸티차는 3월 딱 이즈음에 발생하는 자연 현상입니다. 러시아 탱크들에게 장거리 기동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봐야죠."
러시아군의 연료 부족, 식량 공급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군의 강력한 저항에 땅에 떨어진 사기도 러시아군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염정원입니다.
영상편집: 장세례
염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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