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완도군.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작은 섬 동화도가 있다. 한때 수백 명이 살았지만 하나 둘, 살기 편한 육지로 떠나면서 겨우 아홉 가구만 남았다.
이 적막한 섬에서 10년째 전복 양식 중인 김민수(66세) 씨와 이영애(63세) 씨 부부.
부산에서 30년간 살다 퇴직 후 두 번째 인생을 찾아 동화도로 들어왔다.
전복 먹이로 쓸 미역을 수확하고 집에 돌아온 부부. 유자차나 마시며 피곤을 풀자던 그때, 남편에게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그런데 대화가 심상치가 않다.
집이니, 콘크리트니, 설계니….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은 영애 씨.
남편을 다그치니 집 뒤쪽에 펜션을 짓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복 일도 벅찬데, 지인이 뭘 얼마나 많이 온다고 펜션을 짓겠다는 건지, 영애 씨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괜한 일을 벌이지 말라고 말려보지만 고집불통인 남편.
결국 영애 씨는 끓어오르는 부아를 참지 못하고 집을 나가고, 급기야 섬을 떠날 작정에 육지로 나가는 여객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