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상황실] 대선 D-50 역대급 혼전…단일화·리스크 관리·TV토론 변수
이제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선 현장 상황 전해드리는 대선 상황실, 시작합니다.
대선까지 50일, 역대급 혼전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50일 전엔 대체로 결과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여론조사 1위에 오른 후보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1987년 13대 대선 59일 전 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노태우 38.8%, 김대중 23.7%, 김영삼 20.9%, 김종필 16.6%.
최종 결과는 노태우 후보가 36.6% 득표로 당선됐습니다.
14대 대통령 선거 52일 전 여론조사에선 김영삼-김대중-정주영 후보 순이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42% 득표로 당선됐고요.
15대 대선에서도 역시, 50일 전 선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2007년엔 50일 전 쏠림 현상이 특히 심했는데요, 이명박 53.7% 정동영 17.1% 문국현 9.1%.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 기세 그대로 압승했습니다.
좀 더 최근 사례를 봐도 결과는 같습니다.
2012년 대선 54일 전 여론조사에선 박근혜 37%, 안철수 25%, 문재인 21%.
2017년 대선 54일 전엔 문재인 33%, 안철수 10%, 홍준표 2%였습니다.
유일한 예외가 있습니다.
2002년 대선 53일 전 조사에선 노무현 후보가 3위였지만 2위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 그리고 대선 전날 지지 철회 드라마를 쓴 끝에 1위였던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선두를 짚어내기 어렵습니다.
어제오늘 7건의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습니다. 4개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고, 3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 지지율이 높았습니다.
대부분 누가 앞섰다고도 표현하기 어려운 오차범위 내 접전입니다.
선거가 가까울수록 부동층은 줄어들기 마련인데,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후보의 어젠다나 '메가 공약'이 없어서, '비호감 대선'이어서, '0선'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당의 주류가 아니라 기존 지지층이 결집하지 않고 있어서 해석은 다양합니다.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라든지 언론의 평가가 최악이다…선거가 최악이라는 여론이 큰 것 같고, 후보들의 준비 능력이라든지 검증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문제가 시시각각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여서 지지율도 1등·2등 순서를 바꾸는 아주 독특한 선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나가기 위한 후보들의 과제 그리고 전략은 뭘까요.
먼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때 성과를 바탕으로 '유능함'을 내세웠지만, 생각만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지율 30%를 벗어나 40% 초반대로 안정적으로 올라서는 게 과젭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꾀해 '정권교체 여론'을 일부 흡수하면서도, 국정 지지도 40% 선을 지키는 문 대통령 지지층 표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 복잡한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계시던 분들이 여전히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 일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후보는 정공법으로 조금씩 조금씩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공약·정책 위주 행보를 이어가면서 경제에 강한 후보로 신뢰를 다지고, 설 연휴 전 예정된 윤석열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후보가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고, 또 과거에 이재명 후보가 한다고 하면 했습니다. 그런 성과들을 이해하게 되고 국민들이 보게 되면 분위기는 확실하게 반전될 거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당장의 과제는 리스크 관리입니다.
내홍 수습 이후 재편된 국민의힘 선대본은 빠른 의사 결정과 리스크 수습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무속인 '건진법사'가 활동한다는 논란을 빚은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시켰습니다. 관련 보도 하루 만의 빠른 결정입니다.
"해산은 당연히 후보의 결단입니다. 이유는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 불필요한, 그리고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서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김건희 씨의 '통화녹음' 방송 이후 배우자 리스크는 차라리 줄었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입니다.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서 공격이 과하다 해서 배우자가 공인으로서의 활동을 늦추는 것은 또 나름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여럿의 조력을 받으며 활동하게 되면 여러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후보는 과반 지지율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자력으로 지지율을 확 끌어올려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단일화 이슈가 더는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설 전까지 정책 행보에 집중하며 중도층·청년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과제는 명확한 '3강'을 구축하는 겁니다. 이러려면 10% 초중반에서 주춤한 지지율을 20%까지 더 끌어올려야 하는데요, 단일화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해온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영입을 위해 위해 함평으로 행했는데요, 중도층을 공략하는 대선 캠페인에 속도를 붙이는 겁니다.
또 설 명절 전 대전, 부산·경남, 강원을 차례로 순회하며 지역 접촉면을 넓혀 명절 밥상에 '안철수' 이름을 올리겠단 전략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5%를 넘지 못하는 지지율 극복이 최대 과제로 꼽힙니다.
그러나 나흘간 일정 중단 후 심기일전한 심 후보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진보 정치의 본령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세웠습니다.
거대 양당이 외면하는 의제를 앞세워 '정의당의 시간'을 다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