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보기만해도 아찔한 얼음 절벽을 오르는 등반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벌써 올해 등반객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안전관리가 부실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이렇게 얼음으로 뒤덮인 절벽을 오르다가 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떤 게 문제인지, 현장으로 갑니다."
높이 100m에 이르는 빙벽이 절경을 이룹니다.
빙벽 등반을 즐기는 이들에겐 명소로 통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폐쇄 표지판이 붙었습니다.
지난 8일, 등반을 하던 50대 남성이 추락해 숨진 겁니다.
[빙벽 등반객]
"그분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그랬다고 하는데…."
경찰은 이 남성이 등반 중 로프가 끊어지면서 30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날 강원도 양구에서도 빙벽을 오르던 50대가 15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주현우 / 환동해특수재난대응단 산악구조대]
"로프 매듭이나 확보물 하강기 설치는 두 번, 세 번 서로 체크해서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합니다."
지난 2017년부터 강원도에서만 8건의 빙벽 사고가 발생해 12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추락과 저체온증을 비롯해 사고 원인도 다양했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빙벽을 찾는 사람들은 많은데요. 안전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을지, 둘러보겠습니다."
수도권의 한 빙벽장.
[빙벽 등반객]
"이게 안전 장비에요. 이걸 촘촘히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거리마다 하나씩 안전하게 설치하고 가는 거죠."
장비를 착용한다고 해도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현장음]
"이렇게 큰 얼음 덩어리가 위에서 자주 떨어집니다."
[조민정 / 빙벽 등반객]
"작은 얼음이라도 높은 데서 떨어지면 중력 때문에 더 세게 충격이 다가와서 작다고 무시했다가 피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도와 빛의 상태에 따라 얼음의 강도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빙벽 표면은 얼어있는 것처럼 보여도,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거나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빙벽에) 물기가 있다거나 빙벽 하부 쪽으로 물이 계속 흐르는 상황이라면 얼음이 붕괴되거나 탈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은 온전히 개인의 몫입니다.
일부 빙벽장에선 모든 사고의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서약까지 받고 있습니다.
강원도 인제 빙벽장에선 10여 명의 등반객들이 얼어붙은 인공폭포에 오르고 있었지만, 안전관리요원은 없었습니다.
[강원 인제군 관계자]
"빙벽이라고 하는 게 안전점검이나 이런 게 애매한 상황이라서 저희가 억지로 제재한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고…"
대부분 빙벽장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스스로 안전을 챙기는 길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