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잃어버린 사회는 어떻게 되는가.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면 문을 닫게 되고, 의회는 국민이 아닌 권력의 대변인으로 전락하고 말 겁니다.
한때 자유와 자본의 상징이던 홍콩의, 오늘 지금부터 보실 텐데요.
더 걱정스러운 건 다음 차례로 대만.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도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세계를 보다 염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홍콩 국가안보국입니다. 즉시 문을 열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갈 것입니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 온라인 매체 리창신문 본사에 경찰이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벌이고, 편집국장은 체포됐습니다.
[론슨 찬 / 리창신문 수석 편집자]
"그 어떤 것도 (리창 신문의 보도) 사실을 바꿀 수 없습니다."
폐간 소식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슬프다"고 밝혔던 홍콩 최대 일간지 핑궈일보, 시티즌 뉴스, '매드도그데일리'로 불리는 전구일보까지, 중국에 쓴소리를 던졌던 매체들이 반 년 만에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크리스 영 / 시티즌 뉴스 설립자]
"미디어 환경 전반이 어려움(탄압)에 직면했고…(이것이) 폐간 결정의 이유입니다."
홍콩의 언론 탄압은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의 국가보안법 시행 후 본격화 됐습니다.
중국 정부에 반하는 기사가 정부에 대한 증오, 국가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보도가 무엇이고, 국가 안보를 해치는 선동 또는 행위를 분명히 밝히는 일이 저의 임무입니다."
언론 뿐 아니라 입법부도 친중 세력에 장악됐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진영 인사들이 잇달아 감옥에 갇힌 가운데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90석 중 1석을 제외한 89석을 '친중파'가 차지했습니다.
[스태리 리 / 홍콩 여당 대표 의원]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에 충성을 다하고, 법을 준수하며, 청렴하게 봉사할 것을 서약합니다."
문제는 홍콩 장악 이후 중국의 시선이 대만으로 향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동아시아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하나의 중국'을 강요하며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에 대해 '대만 수호'를 외치는 미국은,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 합동훈련인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 이른바 림팩에 대만 초청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일본의 기시다 내각도 대만 문제를 다루는 담당을 외무성 내 신설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대만의 긴박한 상황은 우리에게도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한중 관계에서 홍콩이 해왔던 완충 역할들이 사라질 수 있다… 대만 문제는 미중 갈등을 부추기는…한국을 선택의 논리에 휘말리게 하는 그런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홍콩에 대해 탄압이 아닌 원래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의 회귀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까지 심화된다면, 우리는 선택 아닌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외교적 대비가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염정원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언
영상편집: 정다은
염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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