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오른 전남 순천만에는 겨울만 되면 찾아오는 귀한 손님이 있습니다.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두루미'인데요.
올해는 가장 많은 흑두루미가 날아와서 겨울을 나고 있다고 합니다.
나현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아침이 되자 가까운 갯벌에서 날아온 흑두루미들이 들판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이내 논바닥에 주둥이를 박고 먹이를 먹기 시작합니다.
여러 마리가 동시에 2m 정도 되는 날개를 펴서 날아오르며 화려한 군무를 펼칩니다.
[정소임 / 울산광역시 명촌동 : 두루미 이런 종류들이 우리가 옛날부터 성스럽게 봤잖아요. 그런 이유가 있는 것처럼 좀 멋있게 보이는 것 같아요.]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멀리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흑두루미 떼,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순천만에 모이기 시작한 흑두루미는 3천3백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1996년 70마리가 공식 관측된 뒤 매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황선미 / 순천시 순천만보존과 : 이런 다양한 생태계는 다양한 먹이 자원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새들이 순천만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겠죠. 다양한 유형의 생태계는 다양한 종의 개체 수 증가로….]
흑두루미가 낮에 먹이활동을 하는 곳은 다름 아닌 가을걷이가 끝난 논입니다.
주민들은 친환경으로 재배한 볍씨를 나눠주고, 갈대로 울타리를 쳐서 철새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문경철 / 순천만 습지 해설사 : 철새가 특히 늘어나는 게 눈에 띄어요. 해년 마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여기서 큰 사고나 낙오자나 죽지 않고 다 돌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여기서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려는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순천만은 사람과 철새가 공존하는 습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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