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상이 일어난 역사적 장소를 돌아보는 여행을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광복 직후 벌어진 여순사건을 주제로 한 탐방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마련됐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여수·순천 사건 당시 주민을 상대로 즉결 심판이 이뤄진 초등학교입니다.
손가락 총으로 사람 목숨이 갈렸던 실화는 충격적입니다.
[오상용 / 여순사건 역사 교훈 여행 해설사 : 양쪽을 터널같이 줄 서 있는 사람이 저 사람이 그때 협조하고 주동적으로 했다고 하면 바로 일단 (사살하기 위해) 빠져나왔다. 손으로 하니까 손가락 총이라고 해서….]
여순사건 주요 사적지를 둘러보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이 시작됐습니다.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일제의 731부대 생체 실험실 등 끔찍한 역사의 현장에서 교훈을 얻는 여행입니다.
[김지훈 / 여순사건 역사 교훈 여행 참가자 : 반란군이 생겨서 진압했다는 내용만 알았는데, 제주도 4·3 사건 (진압을) 굴복하는 과정에서 생겼다는 것을 알게 돼서….]
참가자들은 여순사건 당시 군부대 무기고로 사용됐던 동굴에도 직접 들어가 봅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73년 전에 벌어진 참상이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주슬기 / 여순사건 역사 교훈 여행 참가자 : 본인의 경험이나 지인의 경험까지 세세하게 얘기해주시니까, 내가 그때는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대가 이렇게 지나왔구나, 그런 것도 느끼고 약간 체감이 됐다고 할까요?]
수많은 민간인이 끌려와 학살당했던 현장과 무덤 앞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제는 백발이 되어버린 여순사건 유족들,
지금이라도 당시 참상과 아픔을 후대에 알릴 길이 생겨 다행입니다.
[이정삼 / 여순사건 여수유족회 부회장 : 여기 현장에 와서 보면, (안내판) 글을 보고 자기들이 더 느끼거든요. 잘 알지. 우리가 만날 입으로 뭐 어쩌고, 저쩌고 해봐야 소용없잖아요. 난 그거에요 다른 게 없어요.]
여순사건 '역사 교훈 여행'은 격주 수요일과 일요일, 한 달에 4차례 운영됩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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