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 이재명 vs 윤석열…'극과 극' 인물 대해부
[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이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결정됐죠.
대진표 완성으로, 본격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는데요.
이번주 대선풍향계에서 이준흠 기자가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이제 선수 입장이 끝났습니다.
내년 3월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여야 후보들이 가려진 것입니다.
여태까지 누가 후보가 되느냐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들여보는게 중요해졌습니다.
"정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국가를 더 희망적으로 만들지 선의의 경쟁, 잘하기 경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입니다.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입니다."
우선 두 후보 모두, 직설적이고 자신감에 찬 화법을 구사하고, 법조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나이는 이재명 후보가 4살 어리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다섯 기수 선배입니다.
하지만 한 명은 인권변호사의 길로, 다른 한 명은 검사의 길을 걸으며 접점이 많지는 않은데요.
다만 24년 전, 윤 후보가 성남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하면서, 당시 변호사였던 이 후보를 자주 봤다며, 열심히 하고 변론을 잘했다고 기억을 꺼내놓은 적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보면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소년공이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마침내 대선 후보로 우뚝 서다, 소위 말하는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죠.
이재명 후보는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눌려서 팔이 휘어지고, 독한 약품에 일부 후각도 잃었습니다.
얼마나 형편이 어려웠던지, 어머니가 이 후보의 생일을 잊어버릴 정도여서, 취학 때문에 역술인을 찾아 생일을 새로 정할 정도였습니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이 후보의 후원회 이름이 '흙수저 후원회'였는데요.
"흙수저보다 더 낮은 무수저"라는 그의 말이 반향을 일으켰죠.
"약자의 희생으로 호의호식할수 없었고 빼앗기지 않고 누구나 공정한 환경에서 함께 사는 것이 저는 행복이라고 믿었습니다."
이 후보는 가진 게 없는 이들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지 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연에 한없이 조급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공약, 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인데요.
여기에는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다는 '억강부약'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민주당계 최초의 TK출신 대선후보라는 점도 이전 민주당 대선후보들과 차이점입니다.
여권에 맞서 제1 야당의 대선후보가 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어떨까요?
주변의 평가는, '형님 리더십' 한 단어로 압축됩니다.
윤석열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법대에 진학한 뒤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건 유명한 일화죠.
후배 고시생의 과외 교사를 자처하다, 9수 끝에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시험 치르면서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랑 소주 한잔할 생각에 시간을 다 못 채웠다",
"시험을 며칠 앞두고 친구의 함을 지러 갔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동시에 철저한 '검찰주의자'라는 평가가 나오죠.
이 한마디가 검사 윤석열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 겁니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두 사람의 성격이나 살아온 인생, 확연히 다릅니다. 그만큼 정치인 또 대선후보로서 두 사람을 평가할 정치 역정도 크게 갈립니다.
먼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행정가'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이재명은 합니다!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슬로건입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공약이행률 80~90%를 달성한 게 이 후보의 자랑거리인데요.
기초자치단체장이면서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건 바로 국민들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 덕분이라는게 후보측의 설명입니다.
판교 환풍구 사고, 조폭 연루설, 선거법 위반 재판까지, 그의 정치 인생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마다 물러서지 않고 정면돌파 해왔습니다.
계곡 불법 점거물 철거, 또 코로나 대유행 당시 신천지에 대한 강제조사를 진두지휘하며 강한 인상을 심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이 검체 채취를) 거부하는 것이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체포를 우리가 할지 현행범으로, 아니면 경찰에 의뢰할지는 좀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습니다."
대장동 의혹 공세 역시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하는 등 피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힘 게이트로 되치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정치 인생은 길지 않지만, 윤 후보의 삶도 만만치 않게 파란만장합니다.
그에 대한 평가가 널을 뛰면서, 어느새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에 선 상징적 인물이 됐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현대차 비자금·불법 대선자금 사건 등 굵직한 수사를 도맡으며 특수통 검사로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그의 인생은 출렁이기 시작했습니다.
미운털이 박혀 지방으로 좌천된 검사 윤석열.
다시 한번 반전이 찾아온 계기는 국정농단 사태입니다.
특검 수사팀장으로 복귀,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 청산' 수사를 지휘하며 검찰총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또 뒤집히죠.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며 여권과의 사이는 급격히 벌어졌고,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전방위 사퇴 압박 속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과 갈등을 빚으며, 역설적으로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출마 이후 각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