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던 중 승윤의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편백나무 숲! 가을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은은한 향기에 취할 때쯤, 어디선가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 탁! 탁! 탁! 소리를 따라서 간 그곳에는 터프하게 나무를 자르고 있는 형님이 아닌 누님이 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띄는 빨간 장화와 꽃무늬 머리띠를 두른 강정애 (68세) 씨! 자신보다 큰 나무를 짊어지고 불도저처럼 산을 내려가는 그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는 승윤에게 길을 걷는 동안 자신의 인생 얘기를 해 주겠다는 자연인. 산 생활을 하며 건강이 호전되기 시작한 그녀... 간 기능이 회복된 것은 물론이고 산골 8년 차에는 유방암 완치 판정까지 받았다는데,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의 발걸음에 힘이 실리면서 산골도 변하기 시작했다. 매해 가꿔온 텃밭은 그녀의 건강을 책임져 주는 유기농 시장이 됐고, 지인들이 보내준 재료로 만든 모자반 국과 우뭇가사리 국수는 제주도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편백나무 숲에서 피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