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쇼크 사태, 어느 정도 우려할만한 상황인지 경제정책산업부 안건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1. 헝다 그룹이 글로벌 증시를 출렁일 만큼 큰 기업인가요? 헝다쇼크 왜 일어난 겁니까?
저도 개미라 연휴에 롤러코스터 좀 탔습니다.
헝다그룹,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입니다.
남부도시 선전을 기반으로 한 직원 수 25만 명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벌인 사업이 너무 많아요.
부동산은 기본이고 온갖 먹을 것, 금융업, 헬스케어에 최근에 전기차 사업까지 진출했습니다.
이걸 전부 빚으로 확장했는데 부채가 우리 돈 350조 원입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대출을 조이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죠.
Q1-1. 중국 정부도 문제 될 건 알았을 텐데 왜 갑자기 규제했습니까?
시진핑 주석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입니다.
외신들 역시 시진핑 중국의 기업 때리기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서구 자본주의를 억제하고 중국식 경제를 이룩하기 위한 것"으로 봅니다.
그 첫 단추가 거대 플랫폼 규제로 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을 때린 바 있습니다.
다음이 집값 억제를 위한 부동산 거품 제거로 그 희생양이 바로 헝다 그룹과 쉬자인 회장인 겁니다.
정적의 돈줄을 제거하면서 분배를 내세운 경제 정책으로 3연임하겠다는 시주석의 노림수인 겁니다.
Q2. 헝다 기업이 무너지면, 제2의 리먼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그럴 수도 있는 건가요?
헝다는 은행서 빌린 돈도 많고 직접 채권을 발행해 돈을 끌어모으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채권들이 몇몇 글로벌 금융사에도 흘러갔거든요.
중국 당국이 자금줄을 끊어버렸으니까 부채 돌려막기도 안 됩니다.
제2의 리먼 사태로 금융사가 줄줄이 파산하고 실물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하지만 뉴욕 월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CEO 레이 달리오는 "헝다 위기는 리먼급이 아니라 관리 가능하다"고 일축했습니다.
헝다 위기는 중국 내부 문제로 조금 흔들리긴 하겠지만 도려낸다고 해도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무너지진 않습니다.
반면 과거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기축통화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초거대 투자은행이 레버리지를 쓰고 또 쓴 데다가 부실 자산까지 복잡하게 얽혀 금융시스템이 일시에 무너진 겁니다.
두 위기가 본질적으로 다르고 이 점을 알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헝다를 때리며 도려내기를 할 수 있는 거죠.
Q. 당장 내일 증시가 열릴 텐데요, 우리 증시는 걱정 없을까요?
우리 증시가 추석 연휴 동안 열리지 않아서 이미 다른 나라 증시가 대신 매를 맞았단 얘기도 있어요.
당장 내일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이자는 헝다 그룹이 지급하겠다고 밝혀 급한 불은 끈 상황입니다.
[정용택/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단기적으로 23일 전후론 한숨 돌리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장기적으론 이런 (부정적)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중국 정부가 대출을 막고 헝다 처리 연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증시도 당분간 출렁거릴 것으로 보이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직격탄은 맞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정책산업부 안건우 기자였습니다.